유전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는 희귀 난치성질환, ‘비후성 심근증’. 두꺼워진 근육 탓에 좌심실과 폐에 무리를 주고, 심부전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으로, 운동 시 호흡곤란, 피로감, 발작성 야간성 호흡곤란, 흉통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. 비후성 심근증은 갑자기 실신하거나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부정맥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,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합병증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. 그런데 최근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제시됐다.
합병증 위험,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 제시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좌심실 박출률(lvef) 50~60% 비후성 심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좌심실종축변형율(lv-gls) 수치에 따른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한 결과, 좌심실 박출률 50~60% 환자의 lv-gls 절댓값이 10.5% 이하면 10.5%를 초과하는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2.5배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.좌심실 박출률(lvef)이란 좌심실로 들어온 혈류량 대비 대동맥으로 빠져나간 혈류량의 비율로, 기존 진료지침은 좌심실 박출률(lvef)이 50% 이상이면 정상, 50% 이하이면 말기 심부전이라 정의한다.연구팀은 저-정상형 lvef 50~60% 환자 349명을 중앙값 4.1년간 추적 관찰한 뒤,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세부 분석하기 위해 또 다른 심초음파 지표인 ‘lv-gls’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. 좌심실종축변형율(lv-gls)은 심장 수축 시 좌심실 길이가 세로축으로 줄어든 정도를 뜻하며, 절댓값이 클수록 수축력이 강하다고 평가한다. lvef보다 심실 수축기능을 민감하고 빠르게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.분석 결과, 전체의 7.4%(26명)가 심장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. 심혈관계 사망 위험의 기준이 되는 좌심실종축변형율(lv-gls) 수치의 절단점(cutoff)은 절댓값 10.5%였다.lv-gls 절댓값이 10.5%를 초과할 때, 이 값이 증가할수록 심혈관계 사망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독립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. lv-gls로 평가한 수축력 저하군(lv-gls 절댓값≤10.5%)은 보존군(lv-gls> 절댓값 10.5%) 보다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이 2.54배 높았다.추가로 lvef 50~60% 환자의 △돌연사 및 돌연사 등가 사건 △심혈관질환 사망 △모든 사망 이상 3가지 변수 각각의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, lv-gls로 평가한 저하군이 보존군보다 모든 변수의 발생 위험이 높았다.연구진은 “이번 연구는 비교적 정상 심근 기능을 가졌다고 분류되지만 심부전 및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은 저-정상형(lvef 50~60%) 비후성 심근증 환자 중에서도 심혈관계 사망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지표를 확인해 의미가 크다”며 “향후 이 결과가 비후성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”라고 말했다.이번 연구 결과는 ‘유럽심장학회지 심혈관영상의학저널(european heart journal: cardiovascular imaging)’에 온라인으로 8월에 게재됐다.